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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게임 같았다” 류현진 시즌 6승 - 중앙일보 - 중앙일보

토론토 류현진이 다양한 구종을 활용해 21일 볼티모어전에서 시즌 6승을 따냈다. 최근 5경기에서 3패를 기록한 뒤 얻은 귀한 승리다. 맷 하비와 선발 대결도 이겼다. [USA투데이=연합뉴스]

토론토 류현진이 다양한 구종을 활용해 21일 볼티모어전에서 시즌 6승을 따냈다. 최근 5경기에서 3패를 기록한 뒤 얻은 귀한 승리다. 맷 하비와 선발 대결도 이겼다. [USA투데이=연합뉴스]

‘컨트롤 마스터’ 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이 돌아왔다. 특유의 송곳 제구가 살아나면서 시즌 6번째 승리를 수확했다. 이제 체인지업 위력만 회복하면, ‘100%의 류현진’을 볼 수 있다. 류현진은 21일(한국시각) 열린 메이저리그(MLB) 볼티모어 오리올스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3피안타(1피홈런) 1볼넷 4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올 시즌 네 번째 7이닝 투구다. 평균자책점은 3.43에서 3.25로 좋아졌다.
 

볼티모어 상대 7이닝 1실점 호투
포수 “원하는 곳에 정확하게 던져”
최근 3경기 2패의 부진서 벗어나
체인지업 부진 털어내는 게 과제

여러모로 의미 있는 경기였다. 류현진은 지난달 29일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전에서 시즌 5승을 올린 뒤 3경기에서 승리 없이 2패만 안았다. 이날은 토론토가 7-4로 이기면서 네 경기 만에 승리를 추가했다. 같은 지구(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경쟁팀 볼티모어를 상대로 따낸 시즌 첫 승이다. 직전 등판(16일 뉴욕 양키스전·4볼넷)의 걱정거리였던 제구 불안도 떨쳐냈다. 류현진은 또 MLB 통산 탈삼진 806개를 기록하면서 역대 한국인 투수 최다 탈삼진 2위 김병현(은퇴)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다음 등판에서 단독 2위로 올라설 가능성이 크다. 1위는 박찬호(은퇴)로 1715개다.
 
초반은 불안했다. 류현진은 1회 1사 후 트레이 맨시니에게 중월 선제 솔로홈런을 맞았다. 체인지업(시속 132㎞)이 높게 들어가 장타로 연결됐다. 이 피홈런이 처음이자 마지막 실점이었다. 류현진은 이어진 1사 1루에서 안토니 산탄데르를 3루수 병살타로 솎아냈다. 2회 1사 1루에선 후속 두 타자를 범타 처리해 실점하지 않았다. 이후 일사천리로 아웃 카운트를 늘려나갔다. 3회부터 7회까지 안타를 하나도 맞지 않았다. 5회 2사 후 페드로 세베리노에게 볼넷 하나를 내줬을 뿐이다. 마지막 두 이닝은 볼티모어 1~6번 타선을 땅볼 4개와 뜬공 2개로 잡아냈다. 완벽한 마무리였다.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은 경기 후 “류현진의 제구가 무척 날카로웠다. 제구는 류현진에게 가장 중요한 요소다. 역시 MLB 톱클래스 투수답게 잘 던졌다”고 칭찬했다. 1년여 만에 류현진과 호흡을 맞춘 포수 리즈 맥과이어도 “류현진은 많은 무기를 가진 투수다. 버튼을 누르면 원하는 곳을 공격하는 비디오게임처럼 정확하게 공을 던졌다. 실제 게임을 하듯 재밌게 경기했다”고 감탄했다. 미국 언론도 “최상의 류현진이 돌아왔다”며 박수를 보냈다. MLB닷컴은 “토론토는 최근 선발과 불펜 모두 문제가 많았지만, 류현진만큼은 건재하다. 류현진은 이달 초 불안정했던 팀을 다시 정상 궤도에 올려놓았다”고 호평했다.
 
정작 류현진은 “아직 체인지업 제구가 완벽하지 않다”고 아쉬워 했다. 체인지업은 투수 류현진을 정상에 올려놓은 주 무기다. 그는 매 경기 30% 가까운 비율로 체인지업을 구사하면서 상대 타자를 무력화했다. 이날은 달랐다. 공 100개 중 직구(43개)와 컷패스트볼(커터·24개) 비중을 높였다. 체인지업(17개)은 평소보다 덜 던졌다. 류현진은 “체인지업 제구가 안 되면 볼 배합을 다 바꿔야 하고, 그만큼 경기 운영이 어려워진다. 불펜 피칭까지 하며 경기를 준비했는데도 (체인지업은) 여전히 미흡하다. 1회 홈런을 맞은 구종도 체인지업”이라고 아쉬워했다.
 
그래도 다른 구종이 완벽했기에 호투할 수 있었다. 류현진은 “체인지업을 제외한 부분은 다 좋았다. 커터, 직구, 커브가 잘 들어간 덕에 7회까지 버틴 것 같다. 다행히 경기 후반에는 괜찮은 체인지업을 몇 개 던졌다. 빨리 원래대로 회복하는 게 중요하다. 어떤 수를 써서라도 (체인지업 제구를) 잡겠다”고 거듭 다짐했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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