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우완 원태인
공 홈플레이트 60㎝앞 급속 변화
2경기 연속 탈삼진 10개 위력투
4월 4승1패 평균자책 1.16 선두
- KT 사이드암 고영표
직구와 같은 폼… 구속 18㎞ 낮아
포크볼 처럼 떨어져 헛스윙 유도
올 등판 5경기 모두 QS 공동 1위
삼성 원태인(21·왼쪽 사진)과 KT 고영표(30·오른쪽)가 2021 신한은행 쏠(SOL) KBO리그를 주름잡고 있다. 업그레이드된 슬라이더, 체인지업으로 타자들을 농락하고 있다.
원태인은 지난달 5경기에 등판해 4승 1패와 평균자책점 1.16을 챙겼다. 다승과 평균자책점은 1위. 그리고 36삼진을 뺏어 3위를 유지하고 있다. 고영표는 3승 1패에 평균자책점 3.48. ‘숫자’보다 내용이 더 좋다. 고영표는 올해 등판한 5경기에서 모두 퀄리티스타트(QS·6이닝 이상 3자책 이하 피칭)를 이뤘다. QS 부문은 공동 1위, 원태인은 공동 5위(4회).
원태인은 2019년 데뷔했지만, 지난 2년간 돋보이지 않았다. 2019년 4승 8패 2홀드와 평균자책점 4.82, 지난해 6승 10패와 평균자책점 4.89에 그쳤다. 그러나 올 시즌은 두 자릿수 승수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원태인이 에이스로 자리매김한 비결은 슬라이더. 원태인의 투구 중 슬라이더 비율은 2019년 18%, 지난해 20%였다. 하지만 슬라이더 구위에 자신이 없어 승부처에서는 던지지 못했다. 올해는 다르다. 지난겨울부터 슬라이더를 갈고 다듬었고 구위를 확 끌어올렸다. 올해 슬라이더 비율은 23%이고, 특히 승부처에서 슬라이더로 타자를 애먹인다.
슬라이더는 중지를 실밥과 나란히 하고 검지를 옆에 붙여 던진다. 올해 원태인의 직구 평균구속은 144.8㎞, 슬라이더는 127.5㎞. 원태인의 슬라이더는 구속이 뛰어나진 않지만, 직구처럼 날아오다 홈플레이트 약 60㎝ 앞에서 횡으로 무척 날카롭게 꺾인다. 타자는 배팅 타이밍을 맞추기가 쉽지 않고, 원태인은 삼진을 곧잘 빼앗는다. 지난달 13일 한화 타선을 상대로 10삼진, 18일 롯데 타선을 상대로 10삼진의 K퍼레이드를 펼쳤다. 역대 42번째 ‘2경기 연속 10탈삼진’ 달성.
원태인은 “지난해까지 슬라이더로 볼카운트를 잡는 게 어려웠지만, 지난겨울 스프링캠프에서 슬라이더를 연마하면서 구위가 향상됐다”며 “슬라이더로 카운트를 유리하게 잡을 수 있어 확실히 편해졌다”고 밝혔다. 원태인은 “올해 삼진을 많이 잡다 보니 야구가 재밌어졌다”며 “투 스트라이크에서 언제든지 삼진을 뺏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고영표는 2015년 1군 무대에 데뷔해 불펜에 머물렀다. 2017년 선발진에 합류했지만, 그해 8승 12패와 평균자책점 5.08, 2018년엔 6승 9패와 5.13에 그쳤다. 지난해 병역을 마치고 올해 복귀해 KT 선발진의 무게중심을 잡고 있다. 잠수함투수인 고영표의 주무기는 체인지업. 그런데 올해 고영표의 체인지업은 ‘춤을 춘다’는 칭찬을 받고 있다. 체인지업은 직구와 똑같은 폼으로 던지지만, 보통 구속이 직구보다 15㎞ 정도 느리기에 타자를 속이기에 안성맞춤이다. 고영표의 구속 차이는 더 크다. 고영표의 올 시즌 직구 평균구속은 136.2㎞, 체인지업은 118.1㎞. 차이는 18.1㎞나 된다. 특히 고영표의 체인지업은 홈플레이트 앞에서 아래로 뚝 떨어진다. 고영표는 엄지와 검지가 원을 그리듯 공을 잡고, 나머지 세 손가락으로 공을 감싸는 서클 체인지업을 던지는데, 궤적은 포크볼과 같다. 고영표의 올 시즌 체인지업 구사율은 43.5%로, 직구(42.2%)보다 높다.
고영표는 “올 시즌을 앞두고 중심이동에 변화를 줬는데 직구 스피드 증가로 체인지업까지 구위가 좋아졌다”면서 “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하고 고비, 어려운 상황에 부딪힐 때 빠르게 극복하는 게 과제”라고 밝혔다.
원태인과 고영표는 오는 7월 예정된 도쿄올림픽 야구대표팀에 승선할 것으로 내다보인다. 둘 다 대표팀 ‘1선발’ 후보. 원태인은 구위가 강력하고, 고영표는 국제무대에서 낯선 잠수함투수라는 게 장점이다.
정세영 기자 niners@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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